그렙, AI 안경 부정행위 잡는 ‘안경 정밀 검증’ 21곳에 적용
AI 기능이 든 스마트 안경으로 시험 중 부정행위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온라인 시험 감독 업계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그렙은 AI 시험 감독 솔루션 ‘모니토’에 지난 8월 더한 ‘안경 정밀 검증’ 기능이 기업과 공공기관 등 21곳에 도입됐다고 28일 밝혔다.
안경을 쓴 응시자는 시험 시작 전에 안경을 벗어 모니토 앱으로 정면, 옆면, 안쪽 면, 양쪽 다리 끝 네 부위를 찍는다. 촬영은 AI의 안내를 받거나 응시자가 직접 할 수 있다. 감독관은 응시자별 안경 사진을 보며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시험이 끝난 뒤에도 자료를 다시 대조해 볼 수 있다.
이 기능이 나온 배경에는 입시 현장의 사건이 있다. 지난 3일 서울시립대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AI 스마트안경을 쓴 수험생이 두 건 적발됐고, 일주일 뒤인 10일에는 연세대 신촌캠퍼스 자연·통합계열 수학 논술 도중에도 같은 사례가 나왔다. 연세대 논술은 288명 모집에 1만445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0.18대 1이었으며, 안경을 압수당한 수험생은 시험이 끝난 뒤 학교 측에 사용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학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실제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수법은 단순하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와 연동된 안경의 다리를 손으로 두드리면 안경에 달린 소형 카메라가 문제를 읽고, 설정에 따라 투명한 렌즈 위에 풀이 과정과 답이 표시된다. 풀이가 단순하고 답이 숫자로 나오는 수학·과학 문항에서 특히 악용되기 쉽다는 경고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점검 방식의 한계다. 두 대학 모두 시험 시작 전에 안경 검사를 했는데도 시험 도중 스마트안경이 발견됐다. 대학 측은 사전 점검을 통과한 뒤 일반 안경을 스마트안경으로 바꿔 썼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한 차례의 사전 검사만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다음 달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책 요구도 커지고 있다.
그렙은 시험 도중 일반 안경을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쓰는 경우에 대비해, 11월 중 시각언어모델(VLM)로 응시자의 행동을 분석해 의심 징후를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앞서 외부 프로그램과 기기 연결을 막는 보안 브라우저 ‘모니토플러스’,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의심정황 보고 기능도 선보였다.
임성수 그렙 대표는 이번 기능이 일반 안경이 AI 안경으로 오해받아 억울한 판정을 받는 응시자를 줄이고, 감독관에게는 분명한 판단 근거를 주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모니토의 이번 기능은 부정행위를 잡는 쪽과 함께 오판을 막는 쪽도 겨냥한다. 스마트 안경과 모양이 비슷한 일반 안경을 쓴 응시자가 의심받는 일이 늘면, 시험 감독은 응시자의 안경을 사전에 촬영해 두고 이상이 생길 때 대조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시험 중 안경을 바꿔 쓰는 수법에는 영상 분석으로 행동을 살피는 후속 기능이 대응하게 된다. 감독관의 눈에만 의존하던 입시·자격시험 감독이 기록과 AI 분석을 함께 쓰는 쪽으로 옮겨 가는 셈이다.
AI 도구가 부정행위에도 쓰이는 만큼, 시험 감독의 관건은 잡아내는 정확도와 함께 억울한 오판을 줄이는 근거를 남기는 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