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상장 서류에서 “클로드에 광고 넣지 않는다” 재확인
앤트로픽 창업자 7명이 AI 챗봇 ‘클로드’에 광고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다시 밝혔다. 광고 수익보다 이용자에게 쓸모 있는 답을 주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광고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오픈AI와 선을 긋는 행보로 풀이된다.
창업자들은 26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 실린 서한에서 이 약속을 확인했다. 광고가 매출 목표에 들어가면 서비스가 이용자의 참여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쉬운데, 클로드에는 그런 구조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클로드의 목적은 관심을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답을 내놓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이 방침을 공식화하며 광고가 ‘업무와 깊은 사고를 위한 진정으로 유용한 어시스턴트’라는 클로드의 목적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클로드와의 대화에는 민감한 주제나 복잡한 작업이 많아 광고가 부적절할 수 있고, 답변이 광고주의 영향을 받거나 이용자가 요청하지 않은 제3자 제품이 끼어들어서도 안 된다는 이유였다. 클로드를 광고 없이 쓰는 노트북이나 칠판 같은 도구에 비유하기도 했다.
수익 모델은 기업 계약과 유료 구독이다. 광고는 받지 않으면서도 이용자가 제품을 찾고 비교하고 구매하는 일을 돕는 기능에는 열려 있으며, 클로드가 이용자를 대신해 구매나 예약을 처리하는 ‘에이전트 상거래’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와는 대조적이다. 소비자용 챗봇으로 빠르게 커 온 오픈AI는 무료 이용으로 챗GPT 이용자를 늘려 왔고, 앞으로 광고를 주요 수익원의 하나로 키울 계획이다. 앤트로픽은 이 차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왔다. 지난 2월 미국 슈퍼볼 광고에서는 ‘AI에도 광고가 들어온다. 하지만 클로드에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주목을 끌었다.
오픈AI는 올해 1월 미국의 무료 이용자와 ‘Go’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챗GPT 광고 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프로,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구독에는 광고가 붙지 않는다. 앤트로픽이 2월 슈퍼볼 광고 두 편에서 AI 어시스턴트가 대화 도중 갑자기 가상의 제품 광고로 돌아서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이런 대비를 부각한 것이었다.
다만 제품 안에 광고를 싣지 않는다는 것이 광고비를 아낀다는 뜻은 아니다. 상장 서류에 따르면 마케팅·광고 비용은 2025년에 전년보다 1억7000만달러(약 2300억원) 늘었고, 2026년 상반기에도 2억7300만달러(약 3600억원) 더 늘었다. 제품 출시를 뒷받침하는 미디어 지출 확대가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자사 서비스 안에서는 광고를 받지 않되, 바깥에서 클로드를 알리는 데는 적극적으로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앤트로픽이 상장을 앞두고 이 약속을 서한에 넣은 것은 투자자에게도 사업 방향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고 수익은 이용자 수와 체류 시간에 비례하는 반면, 구독과 기업 계약은 서비스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에 더 크게 좌우된다. 광고 없는 모델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수익을 낼지는 앞으로 상장 기업으로서 분기마다 검증받게 된다.